소개는 어차피 해야 하는 일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읽을거리와 볼거리가 넘쳐나는, 그야말로 콘텐츠의 대홍수 속에서 탄생한 『안팎』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출판물입니다. 『안팎』은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안팎을 나눕니다.
앞으로 『안팎』은 이미 답이 정해진 길을 누구보다 빠르게 소개하기보다 정답 없는 세계의 안팎을 두루 살피며 여러분의 방황을 도울 예정입니다. 일단 초면인 만큼 안팎을 소개하는 게 도리겠습니다. 따라서 『안팎』 1호의 주제는 다름 아닌 ‘소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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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소개하며 살아갑니다. 친구를 사귈 때뿐 아니라 면접관들 앞에서 자신을 소개해야만 했죠. 그런데 왜 이 흔하고 뻔한 소개는 늘 어려울까요? 내 앞에 놓인 백지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하지만, 무수한 소개가 소용돌이치는 이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소개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대관절 ‘소개’란 뭘까요? 『안팎』 1호에서는 AG 랩 디렉터 민구홍과 함께 소개의 안팎을 나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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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민구홍은 중앙대학교에서 문학과 언어학을, 미국 시적 연산 학교(School for Poetic Computation, SFPC)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하지만 ‘좁은 의미의 문학과 언어학’ 또는 ‘시적 연산’으로 부르기를 좋아한다.)을 공부했다. 안그라픽스와 워크룸에서 편집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으로 일한 한편, 1인 회사 민구홍 매뉴팩처링(Min Guhong Manufacturing)을 운영하며 미술 및 디자인계 안팎에서 활동한다. ‘현대인을 위한 교양 강좌’를 표방하는 ‘새로운 질서’를 통해 스튜디오 파이, 취미가,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 홍익대학교 등과 어깨동무하며 ‘실용적이고 개념적인 글쓰기’의 관점에서 코딩을 이야기하고 가르친다. 앞선 실천을 바탕으로 2022년 2월 22일부터 안그라픽스 랩(약칭 및 통칭 ‘AG 랩’) 디렉터로 일하며 ‘하이퍼링크’를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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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소개하는 세 가지 단어를 꼽자면?
민구홍, 구홍, 민. 중요도 순으로요.
구홍 님에게 ‘소개’란? 소개를 어떻게, 왜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 질문은 조금 이상한 것 같습니다. 소개는 굳이 까닭을 따질 필요 없이 반드시, 그리고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앞서 언급했듯 소개는 어떤 대상을 알려 다른 대상과 연결하는 일입니다. 소개가 문제적인 까닭이죠.
소개에 비즈니스를 더하면 홍보와 마케팅에서 판매로, 소개에 예술을 더하면 창작에서 출판, 전시, 공연 등으로, 소개에 사랑을 더하면 구애에서 연애로 이어집니다. 이렇듯 소개는 크기가 크든 작든, 범위가 넓든 좁든, 모든 일에 자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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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소개하는 세 가지 단어를 꼽자면?
민구홍, 구홍, 민. 중요도 순으로요.
구홍 님에게 ‘소개’란? 소개를 어떻게, 왜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 질문은 조금 이상한 것 같습니다. 소개는 굳이 까닭을 따질 필요 없이 반드시, 그리고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앞서 언급했듯 소개는 어떤 대상을 알려 다른 대상과 연결하는 일입니다. 소개가 문제적인 까닭이죠.
소개에 비즈니스를 더하면 홍보와 마케팅에서 판매로, 소개에 예술을 더하면 창작에서 출판, 전시, 공연 등으로, 소개에 사랑을 더하면 구애에서 연애로 이어집니다. 이렇듯 소개는 크기가 크든 작든, 범위가 넓든 좁든, 모든 일에 자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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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홍 님의 자기소개에는 ‘진짜’ 자신이 얼마나 들어가 있나요?
저를 소개할 때 단점을 감추거나 장점을 특별히 강조하기는 하지만 부러 저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지는 않습니다. 그런 재주도 없고요.
매뉴얼처럼 뻔한 자기소개의 한계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2021년 11월 10일 세상을 떠난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밥 길(Bob Gill)은 『이제껏 배운 그래픽 디자인 규칙은 다 잊어라. 이 책에 실린 것까지.』(Forget all the rules you ever learned about graphic design. Including the ones in this book.)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흥미로운 말에는 시시한 그래픽이 필요하다.” 즉, 소개하는 방식(그래픽)보다는 소개하는 대상(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급하신 노션, 노트폴리오, 비핸스 등의 서비스는 모두 소개를 보조하는 도구에 불과하죠.
소개하려는 대상이 이미 매력적이라면 방식이 “매뉴얼처럼 뻔”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또는 오히려 그래서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즉,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중요한 건 디자인과 관련한 기술을 익히는 일뿐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의 매력을 발견해 가꾸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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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랩이 문을 연 지 1년 반 정도가 지났습니다. AG 랩과 AG 랩에서 진행한 작업을 소개해주세요.
2022년 2월 22일 문을 연 안그라픽스 랩(약칭 및 통칭 ‘AG 랩’)은 AG의 새싹 또는 홀씨 또는 곁가지입니다. AG 랩에서는 AG가 35년여 동안 한국 디자인계에서 쌓아온 유산을 재료 삼아 AG의 안팎, 즉 구성원과 잠재 고객에게 영감과 용기를 선사하는 크고 작은 일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한편,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루는 여러 방식을 모색하고 있죠. AG 랩의 행동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작고, 단순하고, 느닷없고, 끊임없이!”
가볍게는 전자책 전문 소프트웨어인 ‘시즐’(Sigil)을 이용해 기존에 안그라픽스에서 출간한 야마자키 료(山崎亮)의 『커뮤니티 디자인』(コミュニティデザイン)을 전자책으로 전환하는 데 참여했습니다. 기본적인 웹 기술인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과 CSS(Cascading Style Sheets)를 이용하는 전자책의 매커니즘을 파악하고, 실제 업무에까지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였죠. (…) 한편, 주한스위스대사관에 스위스와 한국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웹사이트를 선물했고, AG의 웹사이트에 이어 안그라픽스의 웹사이트를 개편했습니다. 제가 어딘가에 새로 몸담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죠. 대외 전시 이사로도 활동하는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를 주축으로, 산돌과 함께 만드는 온라인 『타이포그래피 사전』 또한 공개를 앞두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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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는 굳이 까닭을 따질 필요 없이 반드시, 그리고 어차피 해야 하는 일입니다. 어떤 대상을 알려 다른 대상과 연결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소개가 문제적인 까닭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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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안팎』이 어떠셨나요? 크든 작든 『안팎』은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안팎』에서 대화를 나눌 만한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안팎』은 언제나 여러분의 관심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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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라픽스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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